등반이야기

울릉도 송곳봉 등반기 국내최대 등반길이 알파인스타일 거벽등반

서쪽나라 2024. 8. 26.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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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구클라이밍스쿨OB 김종우님이 쓴 울릉도 송곳봉 등반기입니다.

○등반날짜 : 2024년 8월 16일(금)
등반루트 : 이름 없음
등반대원 : 6명 (대구클라이밍스쿨OB 3명, 보령알파인클럽 3명)
날씨 : 맑음 32도
등반시간 : 24시간(새벽 5시 출발 익일 5시 하산완료 )
등반기록 : 김종우(대구클라이밍스쿨OB)
 


울릉도 송곳봉 등반 준비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울릉도 송곳봉... 대부분 7피치까지 등반을 하고 비박 후 등반을 시작한다는 정보를 받았다.

10피치에서 14피치면 당일도 가능하리라 생각하고 간식 및 각자 물 2리터 준비하였다.

 


울릉도 송곳봉 등반 장비

장비는 기본적으로 캠 2세트, 너트 1세트, 볼너트 1세트이다.
그 외 개인장비와 많은 슬링, 쥬마 등이 필요하다.

등반은 세 개 조로 나누었다.
인원은 1조는 2025년 미야르피크 원정대 4명, 2조는 대구클라이밍스쿨 OB팀 3명, 3조는 보령알파인클럽 3명이다.

 
이 글은 대구클라이밍스쿨과 보령알파인클럽 혼합조 6명의 등반기이다.

 


울릉도 송곳봉 등반 내용

등반 전날 사전답사 겸 등반 start 지점 확인 후, 새벽 2시에 기상하여 3시에 큰 길가에서 송곳산 속으로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어둠속에서 랜턴에 의지해 어프로치를 하고 장비 착용을 하고 5시에 송곳봉 1피치 출발했다.

울릉도 송곳봉 등반시작 지점 새벽 4시 40분



샤이닝 루트 스타트 지점에서 1피치까지 1조, 2조, 3조가 같이 출발 후 1조 원정대팀은 우측벽으로 이동 후 등반 시작했다.

2조, 3조는 샤이닝 루트 3피치까지 각 조별 등반 후, 4피치부터는 LNT코스로 같이 등반하기로 하며 총 6명이 등반을 진행했다.

송곳봉 어프로치 도중에 찍은 사진, 사전답사를 했으나 등반 시작 지점 찾기가 어려웠다.
볼트 등 확보물이 전혀 없는 송곳봉은 모두 캠과 나무를 이용하여 확보를 한다.
송곳봉은 암벽을 오르고 나무와 숲을 지나 길이다 싶은 곳을 무조건 오른다.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울릉도 동해바다.



불안전한 바위와 낙석 여기서부터는 정해진 길은 없다.

출발 전 루트파인딩 후 오직 전진뿐이다.
8월의 뜨거운 햇살은 온몸을 쥐어짜듯이 수분을 배출시킨다.

한 피치 길이가 45M~50M 등반 라인을 최대한 맞추려고 하여도 로프 유통이 어렵다.

여기서부터는 선두 2명은 루트 개척 후 로프 고정, 그리고 나머지는 쥬마링으로 등반을 한다.

속도가 느리지만 낙석으로 인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
5피치 6피치 진행 중 크랙 상부에 겹겹이 쌓인 돌로 인해 낙석이 우려된다. 더 이상 진행이 안 된다.

아직 오전 11시, 탈출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다. 아직 체력도 좋다.

좌측벽으로 루트 관찰 후 등반을 하기로 결정한다. 그늘 한 점 없는 바위에서 확보지점 나무는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다.

확보물이 없는 수직의 벽면은 진행 속도를 더욱 느리게 한다. 8피치를 오르며 아직도 하늘과 벽만 보일 뿐 정상을 가늠하기도 어렵다.

어두워지기 전에 정상에 올라서야 한다. 마음은 조금씩 서두르기 시작한다.

9피치, 어둠이 내려 랜턴을 켜고 등반을 한다. 아직 후미는 7피치와 8피치이다. 잡목과 꺾인 코스에 로프는 안 올라오고 체력은 점점 떨어짐을 느낀다. 양팔의 근육이 경련을 하는거 같다.

9피치쯤 올라서니 정상에 불빛이 보인다.

1조 원정대 팀이다. 아~~~정상이 보인다. 선두로 정상에 올라서니 밤 8시쯤 되었다.

아직 후미까지 오려면 2시간은 걸릴거 같다. 1조는 먼저 하강 포인트 확인하며 하강 시작을 한다.


울릉도 송곳봉 하강

10시 10분쯤 전 대원 정상에 올랐다.
이제부터는 어둠 속의 하강이다.

로프 꼬임으로 30M씩 하강을 하면서 하강 포인트를 찾는데 대체적으로 하강 포인트는 양호하다.

기존 슬링은 낡아서 포인트마다 슬링과 잠금 카라비너를 새로 설치하였다.

계곡 아래 불빛은 먼저 하강 시작한 1조이다. 아직도 하강중이다. 낙석을 떨어뜨리면 큰일이다.

송곳봉은 암벽을 오르고 나무와 숲을 지나 길이다 싶은 곳을 무조건 오른다.
송곳봉은 암벽을 오르고 나무와 숲을 지나 길이다 싶은 곳을 무조건 오른다.
볼트 등 확보물이 전혀 없는 송곳봉은 모두 캠과 나무를 이용하여 확보를 한다.



온 신경을 집중하여 하강을 한다. 중간쯤 내려오는데 성불사 주차장에는 경찰차, 앰뷸런스가 요란하게 불빛을 반짝인다.

마지막 하강을 하고 내려서니 온몸의 긴장이 풀려서인지 마지막 남은 힘까지 싹 풀려나간다.

아직도 스타트 지점까지는 걸어서 1시간 더 내려가야 한다.

나머지 대원은 성불사로 하산, 나는 차량을 가지러 송곳봉 벽면 아래 처음 출발지로 도착하니 대원들이 먼저 와서 쉬고 있었다.

새벽 4시, 전 대원 25시간 등반 하산 완료.
아뿔사~~등반 인원 10명 모두 그 새벽시간에 천부파출소로 출두하란다.

민원 신고로 서류 처리 후,입산금지구역 출입했다고, 산림청으로 이관한다고 신상을 적고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찜찜한 마음은 남지만 안전하게 송곳봉 등반을 마치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등반과 보람을 느낀다.

베이스캠프에서 애간장 태우신 형님,미야르피크 대원님들.보령알파인클럽,대구클라이밍스쿨 OB님들 수고하셨습니다.

큰 나무는 매우 든든한 확보지점이다. 송곳봉에는 볼트가 없어서 선등자가 30~40m마다 확보지점을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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